Clarinet · 단원
30일 전· 수정됨· 23
후기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가끔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도 내게 그런 곡 중 하나다. 내가 클라리넷 연주자로써 참여할 수 있음에 감사했던 그 곡. 1악장의 막바지엔 정말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플룻과 호른의 듀엣이 나오는데, 절정의 순간이 지나면 클라리넷의 솔로가 사뿐히 그 다음 선율을 이어받는다. 이 때 주선율이 나오기 전 앞의 7개의 스케일 음정이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절묘한 아름다움을 준다. 쇼스타코비치는 본인의 회고록에서 자신의 교향곡은 대부분 묘비명이라고 했다. 그의 시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들이 어디에 묻혔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교향곡으로 그들의 묘비명을 대신한다고 했다. 나는 이 부분을 연주할 때마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며, 말하자면 어떤 추모의 감정을 떠올렸던 것 같다. 쇼스타코비치가 전하고자 했던 떠난 이들에 대한 추억, 그리움, 그리고 어떤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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